‘응급실 찾아 삼만리’ 16세 소년 결국 뇌출혈로 숨져
‘모야모야병’ 앓던 10대…응급실 뺑뺑이로 결국 숨져
희귀 질환 ‘모야모야병’으로 투병생활을 이어가다 뇌출혈로 쓰러진 10대 청소년이 ‘응급실 뺑뺑이’로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늘) 소방 당국과 한 매체 등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우만동에 거주하는 16세 A군이 지난달 15일 오전 0시 30분경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졌다. A군은 의식을 잃기 전 머리가 아프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
A군이 평상시 앓던 희귀 질환 ‘모야모야병’은 특별한 이유 없이 뇌혈관이 좁아지는데, 뇌로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뇌출혈 등의 뇌 손상을 유발한다. 심각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주로 10세 이하 아동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당시 바로 수술이 필요한 위급 상황이었지만 의사가 부족하거나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A씨를 태운 구급차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A군의 거주지 인근에 2곳의 대학병원이 있었지만 진료 가능한 병원이 없었고, 인접 지역인 용인,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 역시 의료 인력 부족, 중환자실 자리 부족 등의 이유로 이송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4시간가량이 흘러 A군이 쓰러진 지 6시간만에 경기 군포시에 소재한 한 병원에 도착해 수술대에 올랐다. 이송된 병원에서는 15km 떨어진 곳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탓에 골든타임을 놓쳐 A군은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다 결국 1주일 만에 숨졌다.
한편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과 10개월째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요 국·공립 대학병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월, 의료공백이 시작된 때부터 전년 대비 수술 취소 사례가 급격하게 올라갔고 수술 예약 건수가 6월에는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병원에서 환자 수용을 거부해 반복적으로 재이송하는 일명 ‘구급차 뺑뺑이’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재이송 건수가 지난 2월 19일부터 8월 25일까지 3071건으로 지난해 8월 11일부터 올해 2월 17일까지 전공의 사직 사태가 일어나기 전 190일 동안의 집계 수치 대비 46.3%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