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60km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일본프로야구(NPB) 우완 투수 사사키 로키(23)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해 포스팅을 신청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사사키 영입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MLB닷컴은 지난 12월 9일(한국시간) “사사키의 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이 공시됐다”고 보도했다. 사사키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내년 1월 24일 오전 7시까지 45일 동안 MLB 구단들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포스팅 기간은 45일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사키의 계약이 내년 1월 16일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보너스 풀’ 규정 때문이다.
프로에서 4시즌만 보낸 사사키는 미일 야구협정에 따라 ‘만 25세 이전에 MLB에 진출하려는 일본 선수는 국제 아마추어 자격으로 마이너리그 계약만 체결할 수 있다’는 미일 야구협정을 따라야 한다. 현재 30개의 MLB 구단은 매년 1월 16일부터 12월 16일까지 국제 아마추어 선수와 계약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사사키와 계약할 경우 2024년에 책정된 국제 아마추어 보너스 풀을 적용받을 수 있는데, 이미 대다수의 구단은 소진한 상태다. 따라서 사사키와의 계약은 2025년 국제 아마추어 보너스 풀 적용이 가능한 내년 1월 16일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국제 아마추어 보너스 풀 규모는 약 510만 달러(약 72억 원)에서 756만 달러(약 108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사키의 포스팅이 다소 늦어진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사키는 2020년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한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시속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MLB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2022년 4월, 20세 5개월의 나이에 NPB 역사상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사사키는 NPB 통산 64경기에 등판해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394⅔이닝 동안 삼진 505개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지만, 단 한 번도 전 경기 출장 시즌을 치르지 않아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LB에서는 젊은 나이에 투구 이닝이 적은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사키가 MLB 도전을 선언하자마자 여러 구단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사사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사키는 MLB 진출을 두고 소속팀 지바 롯데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 올해 1월 말이 돼서야 계약서에 사인했다. 지바 롯데 입장에서는 사사키가 25세 이상이 되는 2026년 시즌 이후 MLB에 진출할 경우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사키가 이번 시즌 후 MLB 진출 의지를 강하게 밝혔고, 결국 구단도 백기를 들고 이를 수용하며 길을 열어줬다.
NPB를 거쳐 MLB에 진출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2017시즌 종료 후 LA 에인절스와 231만5000달러(약 33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당시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투타 겸업 의지를 존중하며 신뢰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계약을 성사했다.
사사키를 영입하려는 팀들 역시 몸값만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단순한 금전적 조건을 넘어 미래 계획 등으로 사사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