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병에 ‘전기 충격’ 외치면 몸 덜덜… 선임 ‘벌금 1천만원’

"전기충격"외치면 몸 덜덜... 감전놀이 시킨 선임, 벌금 1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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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픽사베이)

후임병에게 감전 당한 것처럼 흉내를 내게 하거나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등의 가혹행위를 한 20대 선임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3부(신순영 부장판사)는 위력행사 가혹행위와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1심 판결을 하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3년 전 경기도에 있는 육군 보병사단에서 군 복무를 한 A씨는 당시 고참급이 되면서 분대장으로 선임됐다. 분대장은 상병이나 병장이 맡으며 후임병이나 분대원들에게 명령 또는 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A씨는 자신의 중대로 전입한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이병 B씨에게 작업하다가 남은 전선을 갑자기 가져다 대며 “전기충격”이라고 외쳤다. 

선임의 황당한 행동의 B씨는 당황하여 얼굴이 얼어붙었으며 이에 A씨는 “넌 지금 감전당한 거야. 감전됐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냐”고 윽박질렀다. 

B씨가 멈칫하자 A씨는 “그게 아니지. 진짜 감전된 것처럼 하라고” 라며 소리쳤다. B씨는 다른 병사들이 있는 생활관에서 1분동안 몸을 심하게 떨면서 바닥에 누워 감전된 것처럼 흉내를 내야만 했다. 

A씨에게는 그저 ‘전기놀이’에 불과했지만 B씨에게는 ‘가혹행위’였다.

전기놀이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B씨는 A씨의 입에서 “전기충격”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감전된 것처럼 몸을 반복해서 떨어야 했다. 제대로 못 할 때는 다른 분대원이 흉내 내는 모습을 보고 똑같이 따라 하기도 했다. 

A씨의 가혹행위는 전기놀이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B씨를 부대 내 매점으로 데려가 냉동 치킨 6개 봉지, 컵라면 2개, 음료수 2개를 구매했다. 이를 본 B씨가 “너무 많지 않냐”고 물었으나 A씨는 “다 먹을 수 있다”며 무시했다. 그러나 냉동 치킨 3봉지가 남았고 A씨는 “진짜 더는 못먹겠다”는 B씨에게 “선임이 준 건데 남기냐”며 억지로 다 먹게 하기도 했다. 

B씨보다 열흘 가량 먼저 전입 한 다른 후임병은 오후 10시 취침 시각이 되자 생활관에서 “성 경험이나 재밌는 이야기를 해보라”고 강요받았고 새벽 1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가혹행위 범행이 뒤늦게 들통난 A씨는 위력행사 가혹행위와 협박 혐의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군대에서 벌어지는 불법적인 폭력은 탈영이나 총기 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1심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입장으로, 검찰은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 2-3부 (신순영 부장판사)는 이날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군대 내 상명하복 질서와 폐쇄성을 이용해 후임병인 피해자들을 지속해서 괴롭혀 죄질이 불량하다. 피해자들이 겪은 신체·정신적 고통이 상당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심에서 합의하지 않은 피해자들과 항소심에서는 모두 합의했다 피고인이 초범이고 잘못을 뉘우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