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선임 과정에서 내부규정 모두 여겨
문화체육부 관광부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했다.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제대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이끌던 정해성 국가 대표 전력 강화 위원장이 홍명보를 1순위로 한 최종 감독 후보군을 추린 뒤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자 이임생 기술이사가 이후 선임 작업을 주도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에 대한 감사에 대해서는 축협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무력화 시켰다며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축협 회장이 클린스 만을 포함한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해 최종 2차 면접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다른 두 외국인 감독과는 달리 이 기술이사가 홍 감독과 면접 과정에서 사전 인터뷰 질문지와 참관인 없이 기술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 요청한 점을 지적했다.
축협은 지난 2월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찰한 뒤 5달 동안 새 감독을 물색한 끝에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팬들의 바람과 달리 외국인이 아닌 K리그 울산 현대 감독직을 맡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 엄청난 역풍을 맞았다. 홍명보 감독은 남은 울산 현대 감독 임기 동안과 대표팀 홈경기 내내 울산 및 축구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과 질타를 경기 내내 들어야만 했다.
다만 절차 위반이 밝혀져도 문체부 측에서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협회가 검토하여 국민 여론과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체부의 이번 발표로 축구계의 시선은 홍명보 감독을 넘어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과 4선 연임 논란 등의 의혹을 해명하지 못하면서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돌아서면 안 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사태의 핵심은 정몽규 회장의 퇴진이다. 축구협회 내부조차 정몽규 회장이 4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임기를 마치는 대로 떠나달라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정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고 4 연임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축구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축구협회를 둘러싼 잡음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치른다. 오는 10일 요르단과 원정 경기 15일에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홈 경기를 치른다. 두 사람을 향한 사퇴의 목소리는 홈 경기에서 또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